김옥선의 사진
맥스 헨리
요즘 한국에서 결혼하는 10쌍 중 한 쌍은 국제결혼 커플이다. 5천년의 역사 속에서 단일 혈통을 자랑하는 한국인들의 전통적 결혼관이 최근 들어 지진과도 같이 갈라지고 있다.
일반적인 한국가정에서는 아직도 국제결혼(일본이나 중국인까지 포함해서)이란 가족에 대한 전면적 수치라는 생각이 깊어 터부시되고 있다. 버젓한 한국의 아들과 딸들은 한국인 이외의 다른 나라사람들과의 결혼을 고려하지 않는 것이 지배적 사회통념이다.
2000년부터 시작된 김옥선의 사진 프로젝트는 바로 이러한 사회적으로 부적절한 국제결혼커플의 결혼생활을 주제 삼았다.
작가는 왜 한국사회의 사회규범은 남녀의 관계를 규정할 때 한국인과의 결혼만을 적법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이들에게 더 많은 특권을 주는지를 질문한다. 작가 스스로도 독일인과 결혼하여 그로 인해 주어지는 상황을 너무도 잘 알고 있고 이러한 편견들이 문화적 차이와 오해에서 비롯된 것임을 이미 경험하였다.
김옥선의 칼라사진들은 각각의 커플들이 살고 있는 거주공간의 실체를 보여주듯 실제와 비슷한 크기로 재현되었다. 한국인 아내 또는 여자친구와 함께 살고 있는 외국인 남성(미국인, 캐나다인, 프랑스인, 독일인, 프랑스인 등)들은 서울 또는 작가가 현재 살고 있는 제주에서 살고 있으며 전직군인이었거나 현직 영어 선생들이 대부분이다.
‘현순과 킵 (2002)’사진에서 아파트는 작고 비좁아 보이고, 살림살이로는 상자들과 여행용 가방들이 보인다. 이 아파트는 한 가정의 주거 공간 보다는 호텔에 더 가깝게 보이고, 침대에는 앉아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는 현순과 그녀의 남편 킵이 그 너머로 보인다. 남편은 눈을 감은 채 침대에 누워 있고, 아내는 진행되고 있는 기록 작업을 충분히 인식한 채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
사실 김옥선의 사진전체에서 보여지는 물리적 밀실공포적 현상(claustrophobia)은 커플의 심리적 경계와 잘 맞아 떨어진다. 여성의 시선은 카메라를 대면하는 것이 아니라 그로 인해 상처받은 듯하고 반면 남편들은 갑작스런 카메라의 침입에서 약간은 벗어난 듯 시선을 비껴가고 있다.
사진가는 사진 속 인물들을 그들이 일상생활에서 늘 해오던 일들을 하게 하거나 편안한 상태로 만들어 자연스러운 설정에서 관찰자와 대상인물 사이의 제4의 벽이 무너지는 순간을 잡아낸다. 사진에서 보여지는 여성은 세상의 공격을 정면에서 맞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옥선과 랄프(2000)’는 사진가 자신과 남편이 외관상으로 나란히 의자에 앉아 각자의 생각에 몰두한 모습이다. 그녀의 남편은 외국인에게는 재직기간 동안의 승진이나 정년이 보장되지 않는 편파적 한국 사회규범으로 인해 사직한 전직교수이다. 한국인과 결혼한 독일인인 그가 외국인으로써 겪은 부당한 처우에 대한 분개가 사진 속에 명백히 묻어 나온다.
그러나 전통적 규범을 부순 여성들이야 말로 고통 받는 희생자들이다. 관공서나 법적규범들은 그들을 부당하게 대우하고 있다. 그녀의 남편들은 정년보장이 되지 않고 승진보장도 없는 채 낮은 직급에 머물러 있다. 대한민국 시민권과 비자규정에 대한 문제는 한국에서 살고 일하고자 하는 한국인의 배우자에게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국제결혼가정의 경제적 어려움과 막대한 불편함을 초래하는 최대의 문제는 남편의 가족방문비자나 워킹비자 등의 비자를 갱신하려는 행정적 부담을 떠맡는 측이 주로 한국인 아내(여자친구)들이란 점이다.
시각적 갈등은 밝혀졌고 관객은 이 절망적인 커플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아마도 그들을 하나로 묶기도 하고 별거 혹은 이혼으로 이끄는 ‘아웃사이더의 느낌’일지도 모른다.
행위의 차이, 의복스타일의 차이, 집 꾸밈 양식의 차이 등 이 모두는 관계의 부조화와 커뮤니케이션의 단절로 인한 문화적 충돌을 가리킨다.
마치 민족의 기본적 토대를 형성하는 내 ․ 외부적, 정치적 압력에 대한 해답을 찾는 사람처럼 작가는 문화적 유사점이 부재한 커플들과 그들을 둘러싼 환경사이에서 복잡한 항해를 조율하고 있다. 그리고 이로 비롯한 스트레스가 사진 속 인물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가 눈에 띄는 이미지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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